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후기경험주의 과학철학 입문

강의노트

by actant 2022. 4. 6. 16:30

본문

“인간의 지식은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의해 조건지어져 있다.” - 칸트 

즉 과학은 (어떠어떠한) 과학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의존해 있다: 가치, 이해관계, 이데올로기, 젠더화된, 사회화된...

 

“역사는 어디에서도 시작하지도 끝나지도 않았다. 인간의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만약 진리가 인간적이라면 그것도 인간적인 산물이다. 사회학은 이와 똑같은 사고를 이성에 적용하고 있다. 이성과 그의 원리, 그리고 범주를 구성하는 모든 것은 역사성을 지닌다.” - 뒤르켐

 

 

0. 페미니스트 입장인식론(standpoint epistemology) 탄생의 이론적 맥락

 

- 중도적 구성주의의 확장(헤스, 92). 

- social theory of science

- “과학적 제도와 관행/개념체계를 조직하는 가치와 이해관계를 파악할 수 있기 위해서”, “더 바람직한 설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주변화된 집단들의 관점에서 연구”하는 것(Harding 1992:581; 1986). 가령 해러웨이의 영장류 연구(1989)는 이 연구에 여성이나 아시아 출신 학자들이 가세했을 때 이론/방법론/관찰의 질적 수준이 향상되는 계기가 보여짐. 하지만 다른 연구프로그램들 사이에 선택의 정당화 문제에 대한 일반적 지침을 제공하지는 못함(헤스, 96). 

- 연구방법: (1)해당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훌륭한 연구(자)를 선별. (2)이 범주 안에서 주변화된 여성연구자 네트워크의 연구를 검토. 

- 주요 개념들: strong objectivity(Harding), situated knowledge(Haraway), unmarked knowledge(Haraway) 

- 이론선택의 새로운 처방적 접근법을 모색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지만 아직 다듬어지는 과정에 있는 개념들(헤스, 94-95). 

- 사회과학, 생의학 분야에는 잘 들어맞으나, 물리학에서 이 이론의 의미는 밝혀지지 않음(헤스, 95).

- 인류학의 문화상대주의 인식론 및 맑스주의와 유사(Hesse 1994), 지식사회학과 유사성.

- SSK(특히 공평성, 대칭성 명제의 가치중립성 가정)에 비판, 도전, 대안제시: ‘weak program’(Chubin & Restivo 1983) -> 페미니스트 갈등사회학(Restivo 1988; Restivo & Loughlin 1987)

- 가치중립적 객관성(도덕적 판단 상대주의)과 반페미니스트 실재론(하딩 2009:215)

- 약한 객관성: 모든 사회적 가치와 이해관계의 제거

- 중립적 과학연구의 ‘포로화 문제(capturing problem)’: “인식론적으로 대칭적인 논쟁분석은 거의 항상 과학적인 신빙성이 떨어지거나 인지적 권위가 약한 쪽에 유리”(헤스, 169). “강한 프로그램의 전통에 선 중립적 분석들은 대개 외집단의 포로”(헤스, 170), 즉 권위가 약한 집단의 편을 드는 효과로 인식되는 경향. 헤스(1997) 자신의 대안은 “좀 더 관여적인(engaged) 틀을 채택”하고, “논쟁당사자들이 중립적인 연구를 이해관계에 치우친 것으로 읽는다면 아예 자신의 선호를 분명하게 표명하는 편이 훨씬 낫다”(헤스, 170). 

- SSK의 성찰성(가상 타자 ‘제 2의 목소리’ 텍스트 장치), 페미니스트 문화인류학에서 정보제공자의 목소리. 

- ‘성찰적’ 설명에서 ‘위치지어진’ 설명으로. cf. 부르디외의 참여객관화(participant objectification) 

- “페미니스트들은 과학이 문화 가치와 범주에 자연적인 속성을 부여함으로써 그 가치와 범주를 물화해 온 방식을 보여주었다”(헤스, 220). 

- 페미니스트 입장론은 “의견뿐만 아니라 한 문화의 제일 신뢰받는 신념 - 그 문화가 지식이라고 부르는 - 들까지도 사회적 상황 안에 놓여 있다고 주장한다. 성별위계화된 사회 속에 있는 여성들의 상황의 특징이 이 새로운 페미니스트 연구의 자원으로 활용된다”(하딩 2009:186). 하딩은 이 특이한 자원 때문에 “전통적 연구보다 경험적으로 더 정확한 기술과 이론적으로 더 풍부한 해명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2009:186).  

 

  입장론은 관점론과는 다르다. “여성들의 관점(perspective)”이란 “여성들의 경험 자체나 여성들이 말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이는 곧바로 자연과 사회적 관계에 대한 여성들의 “지식주장을 위한 신뢰할 만한 근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하딩 2009:191). “어떤 태도가 그저 여성들이 그들의 삶과 경험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듣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주장 ... 에 머무르지 않고 하나의 입장으로 받아들여지려면 우리는 객관적 위치 - 여성들의 삶 - 를 페미니스트 연구가 출발해야 할 그 지점이라고 주장해야 한다”(하딩 2009:192). 입장론을 정당화하는 객관적 근거(또는 토대)로서 “여성들의 삶”이란 사회체제의 “이방인” 또는 “내부에 있는 외부인”으로서 정의된다. 외부인은 원주민의 비밀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고, 집단문화에 젖어있는 원주민이 “파악하기 힘든 종류의 신념이나 행동의 양식들을 볼 수 있다”(하딩 2009:193). 반면에 한 사회의 “원주민”은 남성들인 것이다. 하딩의 추론을 따른다면, 원주민 남성들은 자신의 남성지배문화나 (남성중심적) 과학적 아비튀스를 성찰하기 어렵다. 하지만 여성들은 “주변지식인”(하딩, 2009:202)처럼 자신들의 삶의 경험으로 인해 기존의 사회구조나 지배질서에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여성들은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포함한 우리사회의 지배적인 제도들에 대해” “이방인이다”(하딩 2009:193). “페미니즘은 여성들(과 남성들)이 이방인의 관점으로 사회제도를 보는 법을 가르쳐준다”(하딩 2009:193). 하지만 하딩이 주장했다시피, 그러한 주변적 여성의 삶의 경험이 곧바로 객관적인 과학적 지식을 필연적으로 산출하거나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페미니스트 입장은 “단순히” 개인이 “자신의 눈을 뜨게 되면 얻을 수 있는 관점”이 아니다(하딩 2009:197). 문제는 “여성들의 삶”이 어떻게 객관적 과학지식의 정당한 토대가 될 수 있는가, 또는 어떻게 하면 “여성들의 삶”을  페미니스트 과학지식을 구축하려는 페미니스트들의 과학적, 집단적 노력을 가능케 하는 동기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입장론은 여성의 경험 그 자체가 아니라, 위계화된 사회구조 - 필자는 이를 부르디외를 따라 ‘장(field)’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 에 착근된 여성들의 상대적인 위치들과 입장들(아비튀스)을 객관적으로(구조적으로) 재구성하는 것과 관련된다. 그리고 페미니스트 과학철학으로서 입장론 구축의 성패는 그 여성들의 입장들(페미니스트 아비튀스)을 통해서 주변화된 사회구조의 남성지배의 재생산과 변동을 논증하는 것에 달려있다. 보다 자세히 말하자면, 여성 개인의 경험이 아니라, 여성의 집단적 경험 - 여성의 고통, 감정 아비튀스 등 - 을 남성지배적 사회(또는 지식담론) 공간(장) 내에서 (구조적인 요인으로) 설명하는 동시에 그 집단적 경험(아비튀스)이 사회구조를 파악하고 또 변화시키는 실천방식들을 학문적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여성들의 집단적 경험-삶을 과학화하는 것이야말로 “페미니스트 입장이 누구나 간단히 그냥 주장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투쟁의 결과로 쟁취해야” 하는 것이라는 하딩의 주장에 부합한다. 

 

 

I. 과학이란 무엇인가

- 과학/비과학 구획기준(demarcation criteria) 

- 좋은 과학, 나쁜 과학, 이상한 과학

-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검증가능성)

- 어떻게 확실한 지식(법칙)임을 알 수 있는가(입증할 수 있는가)

- (의미있는) 실재는 무엇인가  

- 이론(과학지식) 선택의 처방적(규범적) 기준은 무엇인가

- 과학과 이데올로기: 사실과 가치; 과학과 도덕; 에피스테메와 이데올로기; 참과 거짓 = 자연과 문화(사회)

- 과학(실제)과 과학철학: 새(날기)와 조류학, 또는 고(high) 교회와 저(low) 교회

- 성공한 과학과 실패한 과학 

 

 

II. 과학을 보는 세 가지 경향

 

1. 상식적인 과학관(내재주의): 과학발전의 합리적 재구성; 과학은 경험적 사실의 관찰이다(관찰로부터 도출된다). 우리가 “듣고 자란 과학에 대한 설명은 내재주의적 설명이다”(하딩 2002:272). 쿤에 따르면 “과학사가들과 과학철학자들은 과학 혁명의 결과로 생겨난 인지 구조와 연구 과정이 과학혁명을 일으켰다고 믿어 왔다”(하딩 2002[1986]: 258). 근대 과학의 생성을 “내재주의 프로그램”은 “지식 구조의 내인적 발전의 역사 속에서 이루어진 인지 변화”로 설명하는 것이다. 이것은 “과학의 생성을 논리적으로 재구축하려 할 뿐 아니라 그것을 역사적”인 “독립변수”로서 설명한다(하딩 2002:272). 즉 인지적 요인의 이론적 재구성을 역사적 사실의 묘사 그 자체와 동일시한다. 

 

2. 반면 “외재주의 프로그램”은 “이러한 변화의 이유를 사회의 기술적/경제적/문화적 상황”에서 찾는다(하딩 2002:272). 하딩에게서 흥미로운 점은 외재주의 프로그램에 대한 일반적인 비판과는 정반대로, 외재주의 프로그램이 (내재주의자들과 이점에서는 동일하게) “신념의 바람직함을 판단할” “초역사적인 근거”를 갖지 못하게 됨으로써 상대주의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외재주의는 상대주의를 극복하는 접근법으로 이해되어 왔기 때문이다.

- 사례: (1) 맑스주의: Boris Hessen, Edgar Zilsel, John D. Bernal (2) 머튼의 과학사회학

 

3. 내재주의와 외재주의 이분법의 비판과 극복 또는 통합: 과학에 대한 사회적/경험적 연구프로그램 또는 과학에 대한 사회이론 

- 하딩의 페미니스트 입장인식론: 내재주의, 외재주의 모두 “관념과 실천에 대한 젠더 간의 사회적 관계의 영향을 탐구할 존재론적 혹은 인식론적인 여지를 남겨놓지 않는다”(하딩 2002:279).

- strong programme in SSK 

- ethnomethodology 

- ANT

 

 

III. 과학사상사/사회과학방법론 

 

1. Empiricism(Positivism): verificationism

- 경험자료와 이론; 관찰(언어)과 이론(언어)

 

1-1. 19세기 콩트의 실증주의: 환원주의, 과학의 통일성(자연주의, 호환성) 테제 

1-2. 20세기 비엔나 학파의 논리실증주의: 검증(verification; verifiability): 관찰언어(실재)와 이론언어(유의미한 언어)의 일치: 의미 증명이론

- 경험(관찰자료)의 축적을 통한 지식: 귀납추론: 입증, 확증(confirmation)이론(카르납) - foundationalism

 

  과학철학자들은 “규범적 설명을 이끌어 내기 위해” “이념화(이상화)된 과학자의 모습을 재구성”한다. 하지만 이것은 “역사적 사실”과 구분해야 한다(헤스, 32). 실증주의 과학철학의 문제는 과학적 합리성을 그러한 합리성을 조건짓는 사회문화적 조건 또는 행위 바깥에서 설정하고, 더 나아가 그러한 사회역사적 구성적 설명을 합리성에 대한 오염/침해/공격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실증주의자들은 과학에서 정당화 과정을 합리화하려고 했지만, ‘정당화’의 과정 자체가 필연적으로 단일한 경로 - 휘그식 역사관에서처럼 - 로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경로의 가능성들이 존재한다. 정당화 과정 안에서 다양한 가치들이나 논리들이 경합하고 결합한다. 서구 과학과 철학의 ‘정당화’ 개념과 유사한 형태는 ‘믿음에 의한 정당화’(종교개혁)와 ‘선한 일(행위)에 대한 정당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헤스, 33을 보라). 하지만 실증주의자들은 “신학자들과 다를 바 없이” “자신들의 논리체계가 인간 역사나 문화의 영향력 바깥에 존재한다고 본 것이다”(헤스, 33). 또한 실증주의 과학철학은 동일한 경험적 증거자료에서 다른 이론이 귀납될 때 어떤 이론을 선택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못한다. 더 나은 이론의 선택을 위한 기준은 어디에 있는가: 실험, 예측, 간결성(카르납)[각주: 오캄의 면도날 또는 경제성의 규칙 - 실체의 수는 필요 이상으로 많아서는 안된다], 우아함(“beautiful”), 형이상학?    

 

 

2. Popper’s Falsifications

- 실증주의의 귀납논리 비판

- 이론에 부합하는 관찰자료를 수집하여 확증해 내가는 것이 아니라, 확증에 실패함으로써, 즉 이론에 반하는 관찰자료(실험)를 찾아내어 반박함으로써, 그 과정에서 살아남은 이론(법칙)을 통해 과학은 발전하는 것. 어떻게 좋은 가설을 증명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나쁜 가설을 반박(테스트)할 것인가. 

- (과감한) 추정과 (엄격한) 반박

- 오류가능주의(fallibilism), 반토대주의

- 관찰의 이론의존성(theory-ladenness)

- 실제 과학(자)은 귀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서술적(descriptive)’ 논증; 실제 과학사를 검토하지는 않음.

- 실증주의와 반증주의의 공통점: hypotherico-deductive method

- 차이점: 전자는“가설이 참이고 이것을 확증하는 관찰이 참일 때 이 가설은 어느 정도 확정된다”, 후자는 “가설이 참이고 이를 확증하는 관찰이 거짓일 때 이 가설은 확정되지 않은 것”(헤스, 47-48).

 

 

3. 쿤의 역사주의 과학철학과 이후의 후기 경험주의 사회이론

- ‘수용된 견해(received view)’에 대한 비판

- Whig history 과학관(진보사관) 비판; normal science

 

  ‘수용된 과학의 이미지’란 과학에 대한 논리적 분석을 통해 얻어진 주장들이다. 즉 과학은 합리적이며 객관적이고 누적적이라는 주장을 공고히 하는, 자연 과학에 대한 하나의 철학적 토대인 것이다(Sharrock・Read, 2005: 35). 해킹에 따르면『과학혁명의 구조』는 실재론, 경계설정, 누적, 관찰자-이론 구분, 토대, 이론의 연역적 구조, 정확성, 발견의 맥락과 정당화의 맥락, 과학의 단일성과 같은 관념들의 종말을 초래했다(Sardar, 45-47; Sharrock・Read, 28 참조).

   ‘수용된 견해’는 현재의 역사가 과거 성취들이 누적된 진보적 상태라는 ‘사후적 관점’(benefit of hindsight)의 '휘그적 역사관'과 일맥상통한다. 쿤은 과학사가 이러한 휘그적 역사관에 물들어 있다고 폭로한 과학사가 알렉산드르 코아레의 영향을 받았다. 과거의 산물은 현재의 시각이 아니라 과거의 역사적 맥락 안에서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의 역사적 전통의 발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전통을 형성하는 데 관여한 사람들의 사회적 행위를 이해해야 한다(Sardar, 42-43 참조). “폐기되어야 하는 것은 역사 자체의 과정을 내재적이고 바꿀 수 없으며 예정된 운동으로 보는 그런 ‘진보’의 개념이다”(Sharrock・Read, 20). 이는 인류학적 작업과 거의 유사하다. 

  샤록과 리드(Sharrock・Read, 2005)는 쿤이 비합리주의도, 상대주의도, 관념론도 아니라고 주장한다. 샤록과 리드에 따르면 쿤에 대한 비판자들이 위와 같은 이유로 비판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논란거리인) 수용된 견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쿤은 과학의 합리성을 비합리적인 패러다임 개념으로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지배적인 합리성 개념을 다른 합리성 개념으로 대체하고자 했던 것이다(Hughes ․ Sharrock, 2000: 263). “과학은 합리적이다. 그러한 수용된 견해와는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합리적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Sharrock・Read, 2005: 35).

- (포퍼와 동일하게) 토대주의 거부: 토대주의(foundationalism)란 지식이 절대적 확실성에 ‘정초’해야 한다는 것이다. 쿤은 과학의 성공을 판단하는 외적 철학적 근거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Sharrock・Read, 2005: 35).

- 이론 중립적 관찰 보고의 존재 부정(이론 적재성): “어떤 실험도 어떤 부류의 이론 없이는 고안될 수 없다"(Kuhn; Shapere, 91에서 재인용). 쿤은 감각 경험에 직접 호소하는 경험적인 기반 거부했다. 감각 경험이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며, 관찰 언어가 감각 경험을 이론 언어로부터 독립적으로, 즉 해석을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표상한다는 전제를 거부했다. 과학은 이론과 자연 그 자체를 비교하는 일이 결코 아니다(Sharrock・Read, 2005: 34).

 

- paradigm shift: gestalt switch, incommensurability, Kuhn loss (cf. E. Nagel's 이론포섭 모델)

 

  패러다임의 변화나 패러다임 간의 차이가 사실상 ‘의미’의 변화인지 ‘적용’의 변화인지가 분명치 않다. 겉으로는 동일한 개념으로 보이는 ‘질량’은 뉴턴 역학에서는 물체의 운동 속도와 무관한 반면 상대성 이론에서는 운동 속도에 상대적인 값이 된다. 즉 패러다임이 바뀌면 같은 용어라도 의미가 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후기 비트겐슈타인의 영향을 받은 콰인의 ‘의미 전체론’을 연상하기에 충분하다(장대익, 140-142 참조). 풋볼과 럭비의 '골' 사례(Sharrock・Read, 100)

 

 

- 자연주의: “패러다임은 자연이다.” “과학철학은 자연과학 내부에 위치해야 하며, 규범적 학문이 아니라, 서술적 학문이다.” 

- 정상과학과 과학혁명: 과학은 어떻게 변하는가(destabilize): 변칙사례(anomaly) 등장과 심리적 위기

 

  쿤은 정상과학이란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대부분의 시간동안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기반들에 대한 동의가 이미 이루어진 환경 안에서 작업과, 그러한 기반들에 대해 동의하는 일이 성숙한 과학의 특질이라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Sharrock・Read, 47). 그래야 과학자들은 뒤돌아보지 않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다. 즉 정상과학의 기간 동안 과학자들은 기반들을 개혁하기 위한 연구는 하지 않는다(Sharrock・Read, 62). 여기서 정상과학의 개념은 정상과 비정상과의 차이를 나타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런 기반들에 대한 동의가 있는 과학과 없는 과학 간의 차이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Sharrock・Read, 47).  정상과학의 시기에 과학자들은 퍼즐 풀이에 몰두한다. 즉 과학자들은 이미 해답이 있고 해답에 이르는 방법도 주어진 상태에서 과학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장대익, 121). 대개의 과학자들은 이전의 업적들이 남겨 놓은 문제들을 풀기 위한 전문 영역에 열중한다(Sharrock・Read, 62). 그런데 이 퍼즐 풀이라는 메타포는 쿤의 과학이 단순하고 기계적이며 아무렇게나 수행될 수 있을거라는 흔한 오해와는 달리, 강력한 제한 조건들이 있음을 이해시키기 위한 것이다(see Sharrock・Read, 64). 만일 퍼즐을 풀지 못하면 퍼즐 자체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잘 하지 못하는 과학자의 능력이 의심받고 스스로도 자신의 실수나 탓으로 여긴다. “ 반증을 당하는 것은 이론이 아니라 사람이다”(장대익, 122). 이러한 과학자들의 태도가 바로 “정상(nomal)”이다. 과학자들은 현실에서 반증사례에 직면해도 이론을 쉽게 폐기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패러다임을 명료화하고 적용 범위를 넓힌다. '관찰의 이론 적재성 논제'는 과학자들이 패러다임에 의존해서 과학 활동을 해왔으며(역사적 사실), 심리학적으로도 그런 특징적 행동이 잘 설명된다는 점을 동시에 주장하는 근거가 된다(장대익, 124). 따라서 과학과 비과학의 구획기준은 반증가능성이 아니라, 패러다임이 있는 정상과학의 유무에 있다. 예컨대 점성술이나 맑스주의, 정신분석학 등이 과학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포퍼와 의견이 같지만, 퍼즐풀이 정상과학이 없기에 과학이 아니라는 점에서 포퍼와 그 이유가 전혀 다르다. 

 

- 변칙들의 계속적 발생으로 인한 정상과학(패러다임)의 (심리적) 위기: 모든 정상과학은 그 스스로 붕괴할 요인을 가지고 있다(see Sharrock・Read, 2005: 39). 이러한 정상과학의 위기의 정체는 무엇인가? 포퍼를 포함한 논리경험주의자들은 이론이 위기를 맞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쿤에게 있어서 패러다임의 위기란 사실상 심리적 위기감을 뜻한다. 그런데 이러한 심리적 공황 상태가 오더라도 곧바로 혁명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장대익, 132). 또 다른 조건은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문제들을 대체하는 기초 원리에 대한 대안들을 발견하지 못하는 한 그 기반들을 포기하지 않는다. 학문이 붕괴된다고 해서 학파가 난립하는 단계로 퇴행하지 않고, 과거의 기반에 집착하려는 사람들과 새로운 방식을 따르려는 사람들이 갈라서는 “혁명”의 시기로 이행하게 된다(Sharrock・Read, 2005: 38). 그러나 쿤은 패러다임 교체에 적용되는 합리성이 기준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위기를 가져온 변칙 사례들을 성공적으로 다룰 수 있어야 하는 것과 정량적인 엄밀성의 획득이다(Losee, 276).  그럼에도 쿤은 궁극적으로는 과거에 집착하는 고집스런 사람들이 사망하고 새로 과학에 입문한 젊은 과학자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임으로써 패러다임이 교체된다고 생각했다.

 

- paradigm: disciplinary matrix; exampler; 학습된 유사관계(Barns); 분류체계(뒤르켐); rule-following(Wittgenstein); 체화된 지식; 표상에서 실천으로.

- 의미의 미결정성, 의미한정주의, 가족유사성

 

  1974년 논문 “패러다임에 관한 재고”에서 쿤은 오리, 거위, 백조의 구분을 아버지로부터 학습하는 소년(Johnny)의 사례를 들어 지식의 전수와 학습의 과정, 소위 '학습된 유사 관계'를 설명한다. 이에 대한 반즈의 해석에 따르면, 

 

소년의 지각은 그러한 측면에서의 유사성과 차이점만 선택적으로 주목하도록 훈련이 된 것이다. 말하자면, "시각 자극을 처리하는 신경 작용이 부분적으로 재구성된 것이다."(쿤, 재인용) 소년이 '백조'와 '오리', '거위' 같은 새 종류에 관한 지식을 얻게 되고, 이와 같은 용어를 잘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 것은 그의 인식 관점이 재구성되었음을 의미한다. …… 소년이 배우는 것은 자연 자체에 의해 강요된 어떤 것이라기보다는 주어진 사회에서 선호되고 있는 분류 방법인 것이다. …… 자연은 상관치 않는다. …… 그러한 관습을 배움으로써 자연에 대한 지식은 증가된다. …… 공동체에 의해 뒷받침이 되고 있는 유사관계를 학습함으로써 소년은 그가 속한 공동체에서 소유한 일반적인 지식을 자연 속의 개별화된 상황에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문화의 습득은 소년에게 경험된 사실들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한 것이다(Barns, 73-74). 

 

  쿤 자신은 패러다임 개념을 완전히 정의될 수 있는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쿤의 패러다임 개념은 비트겐슈타인의 '규칙 따르기'(rule following)를 해석함으로써 이해할 수 있다. 쿤의 저서에서 비트겐슈타인은 한정주의적 입장을 반영하는 논의에서 인용되고 있다(Barnes, 97; Kuhn, 5장). “쿤은 패러다임을 머리에 있는 이론적인 지식이 아니라,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풀며, 어떤 답이 옳은 답인가에 대한 기준을 실제로 실험과 학습, 그리고 연습을 통해 몸에 ‘체화’한 것으로 파악한다”(136). 이는 비트겐슈타인의 ‘생활양식(forms of life)’에 다름 아니다. 다시 말해 패러다임은 과학집단의 실제 실천(practice)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런 실천 논리는 겉으로 다 드러낼 수 없는 암묵적인 가정이기에 말로 다 설명하거나 정의할 수는 없으나, ‘(실행)할 수는 있는 것’을 포함한다(136). 과학자들은 실제 실험을 수행하면서 여러 가지 다른 상황이나 맞닥뜨리는 예외적 사례들(변칙들)에 대한 체험을 통해 무엇이 성공적인 실험이고 아닌지, 그래서 과학이 무엇인지 등의 실천적인 감각(practical sense)을 몸으로 익힌다(체화). 이러한 실천적 감각이 바로 과학자들이 공유한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이다. 

  쿤은 과학에서 이론선택의 절차는 과학자 집단이 공유하는 방법론적 기준만이 아니라 과학자들 개개인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여러 철학자들이 그것은 과학에 인간의 주관을 판단을 개입시킴으로써 과학의 합리성을 부정하려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그러한 비판은 그들이 이미 지니고 있는 자신들의 기준에 의한 비판이다. 쿤이 요구하는 것은 과학의 합리성에 대한 개념 자체의 변화다. 그것은 파이어아벤트가 취하는 비합리주의적 입장과도 다르다. 왜냐하면 쿤은 과학에서의 판단이란, 개개의 과학자들이 과학자 집단에 속하여, 공유된 패러다임에 의해 잘 훈련된 능력을 지니고, 여러 선택 가능한 대안들에 대해 공유된 기준을 합리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과학자들의 판단의 합리성을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실천적 지혜(phronesis)의 합리성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쿤에게 과학의 합리성은 과학자 집단의 합의의 합리성, 과학자 개개인의 판단의 합리성이고, 그것은 결국 인간의 합리성이라 할 수 있다.

 

 

4.  the strong programme in the sociology of scientific knowledge: 진리(믿음)의 사회학

- sociology of error 비판:  ‘좋은 과학에는 (다른 외적 요인에 대한) 설명이 필요없다’ 

cf. 극단적(radical) 구성주의; 사회적 관념론; 인식론적 상대주의

- 내적 접근(과학철학)/외적 접근(과학제도 사회학); 실재론/(보수적)구성주의; 자연/문화; 인지적/사회적인 것 이분법 비판과 극복 추구 -> 대안: 분류에 관한 네트워크 이론(상징적 연결망의 체계) - 의미한정주의

- 결과적인 신념(지식)의 생산

- 인과성, 공평성, 대칭성, 성찰성

- ‘오리-토끼’ 게슈탈트 - “두 가지 해석이 동시에 하나의 사태에 부합”(헤스, 77),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두 개의 담론”(Fuller 1993:57).

- 중도적 구성주의; 사회적 구성주의; 구성적 실재론; 실재론적 구성주의(풀러); 관점적 실재론(기어리) 

 

  과학자와 과학철학자들 사이에는 “잘못된 신념은 종종 사회적 설명을 요구하지만 진정한 신념은 단지 자연적 과정의 결과일 뿐”이라는 가정이 널리 퍼져있다(하딩 2009:118). 현대의 많은 과학사회학자들은 물론이고 특히 과학지식사회학의 스트롱프로그램을 만든 블루어와 반즈도 이러한 과학관에 대한 비판을 공유한다. 이러한 가정은 과학지식(에 대한 결과적인 우리의 믿음)이 인식주체로부터 독립적인 자연에서 ‘투명하게’ - 필연적이고도 -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자연주의적 가정에 입각한 실재론적 실증주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를 ‘물화(reification)’로 설명할 수도 있다. 우리가 현재 의심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대부분의 과학지식들은 과학자라는 인식주체의 바깥에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자연을 “때 묻지 않은 시선”(하딩 2009:118)으로 관찰한 필연적 결과이기에 (합리적으로 재구성된 순수한) 과학의 (내적) 역사 외부의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과학지식이 오류나 거짓으로 판명날 경우에 우리는 자연 그 자체와 그에 대한 과학적 연구과정을 오염시키는 다른 (외부) 요인들을 상정하고 그 요인들에 책임을 돌린다. 즉 전자는 매끄러운 과정 속에서 탄생한 순수한 지식인 반면, 후자는 오염된 지식인 것이다. 다시 말해 나쁜 과학에 대한 비판자들은 과학의 나쁜(또는 실패한) 결과를 설명할 때는 사회적 요인(사회구조, 문화, 이해관계, 이데올로기, 성차) 탓을 하지만, 좋은(또는 성공한) 과학의 연구결과를 설명할 때는 사회적 원인을 참조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며, 좋은 과학을 하는 데 있어서 좋은 과학을 하는 법에 관한 특유의 사회이론이나 사회적 조건에 관한 탐구하는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존의 과학연구자들이 “자신들이 암묵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과학론에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하딩 2009:118)는 사실은 과학(지식) 자체를 물화하는 과학연구자들의 실천을 보여준다. 과학에서 물화란 “일반적인 문화가치가 과학의 표상에 각인된 후에 자연적인 것으로 보이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헤스, 220).    

  과학사회학자들(또는 비판적 STS)이나 현대 과학철학자들과 마찬가지로, 페미니스트들은 “과학이 문화가치와 범주에 자연적인 속성을 부여함으로써 그 가치와 범주를 물화해 온 방식을 보여주었다”(헤스 220). 또 본질주의에 반대한다는 점에서 페미니스트 입장론은 후기 경험주의 과학연구자들과 그 궤를 같이 한다. 하딩 역시 입장론의 ‘강한 객관성’이 참/거짓 신념에 대한 대칭적 설명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SSK의 ‘스트롱 프로그램’과 유사하다고 인정한다(2009:227). 양자가 다른 점이 있다면, 스트롱 프로그램은 “실험실 내의 미시적 과정”에 관심을 두는  반면, 입장론은 그것뿐만 아니라, “사회 체계 내의 거시적 경향들”, 즉 성차나 젠더불평등 등도 “과학적 실천들을 구체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인과론적 분석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하딩 2009:227).       

 

 

5. 정리: 과학철학과 사회문화적(사회과학적) 연구의 관계 

- 정당화의 맥락 : 발견의 맥락 = 과학의 합리적 측면 : 비합리적 측면

- 처방적 작업 : 서술적 작업

- ‘오리-토끼’ 게슈탈트 스위치(데이비드 헤스)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 인과적 설명과 이해(해석학)

- 통일성 모델 추구: 비판적 실재론

 

 

용어 정리 

*History of Scicence

*HPS: 철학적 역사주의

*Sociology of Science

*SSK

*STS: ‘과학, 기술, 사회’ 또는 과학기술학 

*Science Studies(과학학)    

 

Bibliography(추천 입문서)

김경만, <과학지식과 사회이론>

데이비드 헤스, <과학학의 이해>

배리 반즈, <패러다임>

팀 르윈스, <과학한다, 고로 철학한다>

장대익, <쿤 vs 포퍼>

스티브 풀러 <쿤/포퍼 논쟁>

<현대과학철학 논쟁> 

관련글 더보기